3화 - 그가 버티는 방식
성우는 오늘도 도시락을 싸지 못했다.하진이 아침에 바빴고, 나예가 이유식을 뱉었고, 본인도 출근 시간에 늦을까봐 허둥댔다.그래서 그냥 김밥 한 줄을 사들고 지하철에 올랐다.이 삶이 멀쩡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하지만 누구에게도 고장났다고 말할 수 없었다.10년 넘게 지켜온 관계, 이제는 책임이 된 부부, 그리고 아이.월급날이 다가오면 불안이 먼저 온다.생활비, 보험료, 기저귀값, 공공요금. 계산기보다 더 빠르게 늘어난다.그는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요즘은 그 말보다 ‘버틴다’는 말이 더 정확하다고 느낀다.그래도 성우는 오늘도 퇴근길에 마트를 들를 거다.하진이 좋아하는 우유가 할인 중이고, 나예가 웃을 때 성우도 숨을 돌릴 수 있으니까.※ 2023년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30대 맞벌이 가정의 월평균 가계지..
소설 글쓰기/부부 이야기 -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
2025. 4. 29. 2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