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아침, 성우는 나예의 이유식을 데우며 시간을 재고 있었다.
하진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그는 오늘 하루 단축근무를 신청해놨다.
출근하지 않는 대신, 오늘은 어린이집 발표회가 있는 날이었다.
성우는 그게 왜 중요한지, 어떻게 중요한지를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오늘만큼은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만은 확고했다.
하진은 화장을 하다 말고 눈가를 문질렀다. 그날따라 눈 밑이 유난히 푸석했고, 거울 속 자신이 누군가의 엄마처럼 보이길 바라고 있었다.
부부는 서로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때때로 이유 없는 약속을 지키며 살아간다.
※ 2023년 보건복지부 육아실태조사에 따르면, 유아기의 정서적 안정과 애착 형성에 부모의 '행사 참여'는 일관된 영향 요인으로 분류됩니다. 맞벌이 가정 부모의 평균 어린이집 행사 참석률은 42.1%로 집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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