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진은 출근 전, 나예의 입가에 묻은 이유식을 손가락으로 닦았다.
나예는 기분이 좋지 않은 얼굴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은 없었다.
하진은 “엄마 금방 올게”라는 말 대신
“까까 사올게”라고 말하며 아이를 맡겼다.
처음엔 죄책감이었다.
하지만 매일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약속처럼 여겨졌다.
‘까까’라는 말 안에는
하진의 미안함과 다짐과 체념이 섞여 있었다.
사랑이라는 건,
때로는 아이가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전달되는 거였다.
하진의 복직 후 일상은 쉴 틈이 없었다.
출근 1시간 전 등원, 퇴근 후 급히 데리러 가는 시간.
회사에서는 “복귀 축하해요”라는 말이
언제부턴가 “눈치껏 움직이세요”로 바뀌었다.
동료들은 웃고 있었지만
하진은 그 사이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2023년 대한민국 육아휴직 평균 사용 기간은 여성 9.7개월, 남성 3.6개월이며
복직 후 3개월 이내 이직률은 여성의 경우 약 22%에 달합니다. 복직 후 직장 내 고립감, 경력 단절 불안 등은
육아휴직 경험자의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 지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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