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10년이었다.
결혼은 현실의 벽 앞에서 자주 흔들렸고,
그 벽엔 언제나 '돈'이라는 글자가 붙어 있었다.
그래도 성우는 “지금 하지 않으면 평생 못할지도 몰라”라고 했고,
하진은 그 말 하나에 결혼식까지 밀어붙였다.
그리고 지금, 이 아이가 있다.
지금은 사랑이 미래가 아니라 생존이 되어버린 시간 속에서
그래도 두 사람은 하루를 함께 넘기고 있다.
성우의 월급은 빠듯하다.
하진이 복직하지 않았다면 매달 마이너스였을 것이다.
어린이집은 다행히 배정이 됐지만
아침마다 울음을 떼놓고 출근하는 건
가슴을 두고 나오는 기분이다.
세상은 '아이를 낳으라'고 하지만,
아이를 지키는 건 부모의 눈물이었다.
퇴근 후, 성우가 나예를 안고 웃고 있었다.
하진은 괜찮은 척 인사를 건넸고,
나예는 ‘엄마’보다 먼저 ‘까까’라는 말을 배웠지만
그것도 웃음이었다.
어쩌면 우리는 이 생존의 반복 속에서도
사랑이라는 단어를 놓치지 않고 있었다.
조금은 지친 방식으로,
그러나 확실히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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