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이었다. 정확히 2년째 되는 날.
성우는 늦게 퇴근했고, 하진은 치킨을 시켜놓고 나예를 재우고 있었다.
촛불도, 편지도, 고백도 없었지만 하진은 기다리지 않았다. 기대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려 했지만, 마음 한 구석이 조용히 무너졌다.
성우는 조용히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손엔 작은 케이크 상자가 들려 있었다.
“이거라도 사느라 늦었어.”
하진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케이크는 흔들렸고, 촛불은 없었다.
그 대신 둘은 그냥 웃었다. 말 없이.
그리고 그날 밤, 처음으로 둘 다 같은 시간에 잤다.
※ 통계청 2023년 자료에 따르면, 결혼 2년차 맞벌이 부부의 약 68%가 기념일을 간소화하거나 생략하며, 주요 이유로는 피로, 육아, 경제적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보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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