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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살이의 진실: “좋아질 예정”이라는 환상 속에서 산다는 것

일상

by Nowbrief 2025. 5. 2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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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살이의 진실: “좋아질 예정”이라는 환상 속에서 산다는 것

당신은 지금, ‘준비 중인 도시’에 살고 계십니다.

언젠가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시흥은 좋아질 거예요. 서울대도 들어오고, 신안산선도 뚫리고, 바이오산단도 조성되고 있어요.”

그 말이 틀린 건 아니다.
정말 시흥은 계획 중인 도시이고, 건설 중인 희망이다.
다만, 문제는 명확하다.

우리는 지금 ‘계획도시의 과도기’에 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과도기의 무게는, 매일 아침 차 안에서, 매일 저녁 아이 돌보며, 매달 월세 이체하면서 우리에게 조용히 쌓이고 있다.



1. 출산장려금이 넷째부터라는 건, 낳지 말라는 말로 들린다

시흥시의 공식 출산정책은 넷째부터 800만 원.
물론 혜택 자체는 큰 금액일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첫째, 둘째, 셋째를 낳는 평범한 가정에게는 아무것도 없다.

출생순서 시흥시 출산지원금
첫째 없음
둘째 50만 원
셋째 100만 원
넷째 이상 총 800만 원 (4년 분할)

참고로 옆 동네 인천은 첫째부터 100만 원이 나온다.
그걸 비교해보면 시흥의 구조는 이렇다.

“우리 시는 넷째부터 키워드릴게요. 그 전까진… 부모님이 알아서 하세요.”



2. 배곧을 빠져나오는 데 1시간, 그게 시흥의 현실이다

오늘 아침이었다.
배곧에서 고속도로 진입까지 무려 58분이 걸렸다.
내비게이션은 평소보다 3배 느린 속도로 진입을 경고했고,
아직 서울은커녕 정왕동도 못 넘은 상태였다.

“서울에서 30분 거리”라는 부동산 광고가 있었다.
아마 헬기를 타고 출퇴근할 경우일 것이다.

배곧·정왕·은계… 어디든 출근길은 고행이다.
그리고 이건 단지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20만 명 가까운 인구가 늘어났는데 도로는 그대로인 도시.



3. 시흥은 잠만 자는 도시다 — 그리고 그건 기획된 슬픔이다

시흥에는 양질의 일자리가 거의 없다.
산단에 들어선 기업은 대부분 하청 구조.
고졸·단기 계약직이 많은 대신,
고급 일자리나 전문직 채용은 송도, 판교, 광명, 서울로 빠진다.

판교는 스타트업이, 송도는 연구소가,
시흥은… 물류센터가 들어선다.

그래서 시흥은 ‘사는 곳’이지, ‘일하는 곳’은 아니다.
출근은 서울로, 소비는 광명으로.
그럼 시흥은?
밤이 되면 불이 켜지는 도시, 그뿐이다.



4. 시흥은 미래만 있고, 현재는 없다

모두가 말한다.
• “신안산선 개통되면 진짜 좋아질 거예요.”
• “서울대 캠퍼스 확장되면 배곧이 확 바뀌죠.”
• “바이오 클러스터 들어오면 일자리 생겨요.”

그런데 나는 묻고 싶다.

“지금은요?”
“아이 맡길 어린이집, 오늘은 자리 있어요?”
“오늘 아침 그 막힌 도로는, 누가 책임지나요?”



5. 과도기 시민의 고독: 좋아질 도시에서 버티는 사람들

시흥에 살고 있는 우리는 사실,
한참 만들어지는 중인 도시의 임시 거주자다.

누군가는 말한다.

“나중엔 좋아질 거야.”
그 ‘나중’은 3년 전에도 들었고,
지금도 듣고 있다.
그리고 5년 뒤에도 똑같이 말할 것이다.



[결론] 시흥 패널티는 지금 사는 사람에게만 작동한다

시흥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시흥을 살아본 사람만 아는 불편함이 있다.
• 출산, 교육, 교통, 소비, 안전…
• 말로는 “계획”과 “비전”이지만
• 현실은 “대기 중”과 “불편함”이다.



당신이 지금 시흥에 산다면, 당신은 실험대 위에 있는 것이다.

“좋아질 예정”이라는 그 말이
언제까지 ‘현재의 불편함’을 덮는 변명이 되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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