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스탠드업 코미디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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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업 코미디 대본: 《너 페미야?》
(무대 중앙, 마이크 잡고 등장)
안녕하세요. 저는 여자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 말이
자기소개가 아니라 퀴즈처럼 들려요.
“여자예요.”
“아~ 혹시… 페미세요?”
아뇨, 저는 그냥 자궁 있는 인간인데요?
(관객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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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묻고 싶어요.
“페미”라는 말, 그거 ‘나 여성입니다’보다 먼저 나와야 하는 거예요?
뭔가 말하기만 하면 붙어요.
“야 그 말투… 페미 같아.”
아니, 그냥 피곤해서 말 안 한 건데요?
말 안 하면 ‘까칠’
말하면 ‘기센 여자’
→ 그럼 나 뭐 해요? 손으로 수화하냐고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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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도 웃겨요.
여성 리더 나오면
“쟤는 남자보다 더 남자 같아”
왜?
회의할 때 안 웃어서?
아니 사람은 회사에서 회의하러 온 거지,
“광대하러 온 게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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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하나.
여자 혼자 사는 거?
무슨 민간요법 레벨로 다 조심해야 돼요.
• 집 현관에 운동화 두 개 놓기
• 택배 기사님한테 일부러 아빠 목소리 흉내
• 계란 택배 안 시키는 이유?
“아, 이 집 여자가 혼자 사는구나!”라는 증거 될까 봐
(조용한 웃음,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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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요,
집 앞에 에어컨 실외기 있으면 끝이에요.
근데 여자는 집 앞에 방범창 + 방범벨 + 도어락 + 망설임
→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스엔
“피해자는 여성으로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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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런 얘기 꺼내면 뭐라 그러는 줄 아세요?
“또 페미야?”
야, 나 그냥 겪은 얘기 한 건데?
지금 **“일기 써도 검열받는 시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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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저는요,
세상을 바꾸고 싶은 대단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냥 기분 나쁜 거, 기분 나쁘다고 말하고 싶을 뿐이에요.
그게 페미니즘이라면,
…너도 나중에 딸 낳아 보면 이해할 거예요.
(박수,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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