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의 [고사성어] 비육지탄(髀肉之嘆) : 유비의 무력한 시간
비육지탄: 유비의 무력한 시간
삼국지 고사성어 열전 #2
by Nowbrief
髀肉之歎
비육지탄 — 허벅지에 살이 찐 것을 한탄하다.
말 위에 올라야 할 장수가,
너무 오래 말을 타지 못해 허벅지에 살이 붙었다.
그 살을 보고, 유비는 통곡했다.
“나는 지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 허벅지에 얹힌 무력감
그 시기 유비는 형주의 유표 휘하에서 몸만 존재하는 신세였다.
군대를 직접 움직이지 못했고,
자기 뜻대로 사람을 쓰지도 못했으며,
그저 이름값만으로 머무는 유배자에 가까웠다.
유표는 유비를 경계했고,
유비는 그 눈치를 보며 성 밖의 초라한 거처에 머물렀다.
실권이 없는 사람의 침묵은 무게조차 없었다.
💭 감정은 정치보다 먼저 온다
“비육지탄”은 단지 유비가 한탄한 사건이 아니다.
그건 유비가 자기 자신에게 말한 선언이었다.
“지금은 내가 나를 속이고 있다.”
지금은 싸울 수 없고,
움직일 수 없고,
참아야만 한다.
그 모든 걸 삼킨 끝에,
유비는 자기 허벅지를 원망했다.
그 살은 멈춤의 결과였고,
침묵의 대가였다.
⛰️ 그 말 위로 다시 올라간 시간
결국 유비는 기다림을 버티고,
기회를 얻는다.
유표가 죽고,
유종이 형주를 조조에게 넘기자,
유비는 움직인다.
도망처럼 보였던 남하.
하지만 그 속에는 움직이지 못했던 모든 날들에 대한 반작용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말을 탄다.
다시 싸우기 위해,
다시 사람을 지키기 위해.
📌 비육지탄, 그것은 유비의 정치학이다
유비는 완벽한 영웅이 아니었다.
늘 약했고, 자주 졌고, 쉽게 흔들렸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자기 감정을 숨기지 않았고,
그 감정을 행동으로 밀어붙일 줄 알았다.
‘비육지탄’은 그런 유비의 자화상이었다.
기다림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자,
그가 바로 유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