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글쓰기/삼국지 열전

삼국지 열전 #1 – 조조 下 : 권력과 기록 사이에서

Nowbrief 2025. 5. 2. 08:19

 

삼국지 열전 #1 – 조조 下 : 권력과 기록 사이에서

 


 

📜 칼은 끝났고, 붓이 남았다

 

전쟁은 끝났다.

조조는 이겼다.

원소는 무너졌고, 유비는 떠났고,

황제는 침묵 속에 남았다.

 

조조는 이제

더 이상 싸우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었다.

그는 왕이 되었고, 황제를 앞에 두었으며,

정치는 그의 손바닥 위에 놓였다.

 

그런데 그는 그 순간,

글을 쓰기 시작했다.

 


 

✒ 단가행(短歌行), 영웅의 고독

 

“대인(大人)의 뜻은 하늘과 같아,
바다보다 크고, 길보다 멀다.”
– 조조, 「단가행」

 

조조의 시는 칼보다 날이 서 있었다.

그 안엔 승리자의 오만도,

패배자의 후회도 없었다.

 

다만, 고독한 자의 조용한 독백이 있었다.

자신이 만든 세상이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예감.

자신의 죽음 이후,

그 이름은 칭송이 아니라 비난으로 남을 거란 불안.

 


 

👑 후계와 죽음, 무게는 남는다

 

조조는 아들들에게 정권을 나눠주었지만,

그 안엔 균열이 있었다.

조비와 조식, 두 사람의 갈등은

조조가 생전에도 풀지 못한 숙제였다.

 

220년, 조조는 생을 마쳤다.

그는 황제가 아닌 ‘왕’으로 죽었다.

그가 끝내 오르지 않은 자리.

그러나 사실상 그 누구보다 오래 그 자리에 머문 사람.

 

조비는 곧 황제를 자칭하며 ‘위’를 세웠고,

조조는 시호로 ‘무제(武帝)’라 불리게 된다.

죽음 이후, 그는 비로소 황제가 되었다.

 


 

🧠 Nowbrief의 짧은 통찰

 

조조 下편은 권력자가 아닌,

기록을 의식한 인간의 마지막 장면이다.

 

그는 누구보다 날카롭고,

누구보다 멀리 봤으며,

누구보다 많은 이들의 비난을 알면서도 걸었다.

 

그가 최후에 선택한 건

왕좌가 아니라, 기억이었다.

 

조조는 칼로 세상을 바꿨지만,

붓으로 자신을 남기려 했다.

 

그것이 진짜 권력자다.

사라진 뒤에도, 시대를 설계하는 자.

 


 

🔚 삼국지 열전 #1 – 조조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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